“국민 단 한 명도 포기 않는다”던 대통령, ???
북한이 죽이면 예외인가?<script data-ad-client="ca-pub-4162949345545299" async src="https://pagead2.googlesyndication.com/pagead/js/adsbygoogle.js"></script>
“나라가 국민에게 해야 할 역할을 다 했는지, 지금은 다하고 있는지, 우리는 물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 말이다.
광복절 기념사 이후 37일 만인 9월 21일 대한민국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이 서해 북측 수역에서 북한 정규군에게 학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통령은 피살된 국민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어떠한 애도의 말도 하지 않다가 사건 발생 170시간 만인 지난달 28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피살자 유가족에게 처음으로 육성 애도를 표시했다.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무색해지는 뒤늦은 반응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북한의 우리 국민 살해 만행 진상조사 요구 1인시위'를 하기 위해 배현진 대변인과 교대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북한 정규군에게 잔인한 방법으로 학살당했는데 청와대 안보실장은 “두 정상 간에 이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친서도 오갔다”고 했다. 서해에서 우리 국민이 총 맞아 죽고 소각당했는데 그런 말이 나오는가. 이 정부의 대표적인 대북 유화주의자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굉장히 유감스럽고 불행한 일이지만 이번 일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김어준씨는 ‘화장(火葬)’이란 표현을 썼고, 유시민씨는 통지문 사과를 한 김정은을 계몽군주라고 했다. 다들 북한의 만행을 두둔하지 못해 조바심이 나 있다.
이런 대응은 북한 김정은으로 하여금 한국 국민의 목숨을 우습게 여기게 할 우려가 있다. 이 정부는 김정은이 통지문을 보내 사과했다며 반색했다. 그러나 북한은 공식 사과성명을 발표하지 않았고,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를 부인했다. 이는 사과이긴커녕 대한민국을 조롱한 처사이자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현해탄에서 표류하는 우리 국민을 발견한 뒤 구조하지 않고 여섯 시간이나 방치했다가 사살하고 소각했다면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스가 일본 총리가 사과 성명도 없이 고작 통지문을 한 장 달랑 보냈다면 우리 정부는 어떻게 했겠는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폭거이고, 당연히 보복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다운 국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북한 김정은이 보낸 통지문에 우리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국민에게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온 것에 대해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이러니 김정은이 한국 국민 목숨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겠는가. 이는 김정은 손에 언제든 대한민국 국민을 죽일 수 있는 살인면허증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청와대는 북한이 도발하지 못하도록 방어태세를 철저히 하라고 우리 군에 주문한다. 그러나 이는 상대가 도발할 경우 철저히 응징함으로써 도발할 의지를 꺾는 미국 방식과 비교된다. 미국은 ‘미국 국민이 공격당하면 반드시 국가가 나서서 응징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리언 패네타 전 미국 국방장관도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국민을 건드리면 엄중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 제거였다. 미국은 10년 동안 끈질기게 빌 라덴을 추적한 끝에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은신해 있던 그를 찾아내 사살하고 바다에 수장했다. 미국은 빈 라덴 제거 작전을 녹화 중계해 미국 국민이 살해당하면 미국이 어떻게 보복하는지 전 세계에 보여줬다.
대한민국도 과거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한 전례들이 있다.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은 저서 ‘비겁한 평화는 없다’에서 북한의 도발을 우리가 처음으로 원점타격한 ‘몽금포 작전’을 소개하고 있다.
1949년 8월10일 북한이 인천항에 정박한 미국 군사고문단장의 전용보트를 탈취하자 우리 해군은 1주일 후인 8월 17일 몽금포항에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북한이 미국 배를 탈취해서 정박해 둔 몽금포항에 우리 해군 특공대와 통영함이 접근해 37mm 포로 북한 함정 네 척을 격침했다.
책에는 응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관진 전 국방장관의 취임사도 소개돼 있다.
‘2010년 연평도 포격도발 발생 12일째 되는 12월4일 취임한 김관진 국방장관은 취임사에서 “앞으로 북한군이 도발할 시 우리 군은 그 원점뿐만 아니라 지원과 지휘세력까지도 완전 타격하는 철저한 응징보복을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히며, 예하 부대에는 “현장에서 선조치 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그 후 4년 동안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비겁한 평화는 없다’ 113~114쪽)
그런데 우리 대통령은 왜 국민 허락도 받지 않고 우리 국민을 죽인 자를 용서하는가. 집권당은 어떻게 통지문 한 장에 대북규탄결의안에서 발을 빼는가. 국가는 국민에게 위해를 가한 자를 용서할 권리가 없다. 오직 응징할 의무만이 있을 뿐이다. 그 의무를 저버리면 국민이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다. 그 의무를 저버린 나라는 나라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헌법 10조' 내세운 문 대통령 "모두가 잘 살아야 진정한 광복"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모두가 함께 잘 살아야 진정한 광복”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격차와 불평등을 줄여나가는 것”이라며 광복의 의미를 이같이 정의했다. 그러면서 “우리와 미래세대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의 길에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 주실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경축사의 핵심은 헌법 10조에 명시된 행복추구권이다. 문 대통령은 헌법 10조를 언급하며 “개인이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나라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연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광복이 이뤄졌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면서다.
문 대통령은 이어 “모든 국민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는 헌법 10조의 시대”라며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이제 단 한 사람의 국민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성장했고,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해 묵념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했다. 또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권재민(主權在民)의 의미를 담은 헌법 1조가 촛불 집회를 통해 확인됐다면,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개인의 존엄을 국가가 보장해 개인의 광복까지 이룰 시기가 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6600여자에 달하는 경축사에서 ‘국민’이라는 말이 31번 등장한다. 지난해에는 21번이었다. 취임 첫해인 2017년 기념사에서는 국민을 15번 언급했던 것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지난해 경축사에서 12번 언급했던 ‘국가’라는 표현은 올해 8번으로 줄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의 근거로 내세웠던 ‘촛불’이라는 표현은 2017년 5번에서 올해 1번으로 줄었다.
2017년 2월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석자들이 레드카드와 촛불을 들고 박근 전 대통령의 퇴장을 촉구하고 있다.
대일본 관계에서도 국민과 개인을 전면에 내세웠다.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위기도 국민들과 함께 이겨냈다. 오히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었다”면서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으로 소재ㆍ부품ㆍ장비의 독립을 이루며 일부 품목에서는 해외투자 유치의 성과까지 이뤘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이 시작됐던 지난해에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며 정부의 정면대응 기조를 내세웠었다.
제7차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쓰촨성 청두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24일 오후(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경제보복의 사실상의 이유로 삼고 있는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대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가진다”며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함께 소송한 세 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고, 홀로 남은 이춘식 어르신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되자 ‘나 때문에 대한민국이 손해가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우리는 한 개인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 결코 나라에 손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 주심 김소영 대법관)가 2018년 10월 30일 여운택·신천수·이춘식·김규수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재상고심 선고 공판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중 유일 생존자 이춘식(94)할아버지가 소회를 밝히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번 판결은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지 13년 8개월 만이자 재상고심이 시작된 지 5년 2개월만의 판결이다.
이춘식 할아버지는 열일곱이던 1941년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보국대에 지원했다. 이와테(岩手)현 가마이시(釜石) 제철소에서 매일 12시간 노동에 시달렸지만 임금 한 푼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0월 일본제철이 이 할아버지를 비롯한 원고들에게 1억원씩(지연이자 별도) 정신적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일본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서 보상이 이미 이뤄졌다는 것을 근거로 한국에 대한 사실상의 경제보복을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전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사를 통해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피해자 중심주의’”라며 “정부는 할머니들이 ‘괜찮다’라고 하실 때까지 할머니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생명 공동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라며 “방역 협력과 공유하천의 공동관리로 남북의 국민들이 평화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와 함께 생명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바란다”며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있어서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날 경축사에서는 ‘북한’이라는 직접적 표현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 취임 첫해 14번, 지난해 9번에 이어 북한에 대한 직접적 요청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지난해 4번이던 ‘남북’이라는 포괄적ㆍ우회적 성격의 표현이 올해 8번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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