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한 하자 투성이’ 변창흠 “반성하며 살겠다, 노력하겠다” 연발''
국토장관후보 ‘사과 청문회’ 방불/ 정의·열린민주도 卞 비판 가세/ 심상정 ‘김군’ 모친 육성 틀어/ 與는 질책 속 해명 기회 제공/ 野, 소득 축소 의혹 추가 제기/ 野 손팻말 들고 항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참석을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오른쪽)를 향해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23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사과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변 후보자의 구의역 김군 관련 막말과 임대주택 입주민 비하 발언,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 재임 시절 특혜 채용 및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변 후보자는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피해자인 김군의 잘못으로 치부한 과거 발언에 대해 이날 “반성하며 살겠다.
앞으로 안전 문제에 최우선으로 노력하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정의당과 열린민주당까지 가세해 변 후보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여권이 수세에 몰렸다.
변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구의역 김군 관련 발언에 사과하며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그는 구의역 김군과 관련해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희생자)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한 발언과 임대주택 입주민을 향해 “못사는 사람들”이라고 비하한 것이 알려지며 뭇매를 맞았다.
국민의힘은 ‘(구의역) 김군의 희생을 모욕하지 마십시오’, ‘임대 사는 사람들도 외식합니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변 후보자를 맞이한 뒤 파상공세를 펼쳤다.
3대 결격 사유 제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3대 중대 결격 사유를 언급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발언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질책하면서도 변 후보자에게 사과할 기회를 제공했다. 변 후보자는 “국토교통부에는 건설뿐만 아니라 교통, 철도, 택배 등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가 많다. 제가 취임하게 된다면 위험 노동의 구조적 문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수익성이나 재원 부족으로 안전 문제가 경시되지 않게 하겠다”고만 했다.
변 후보자는 SH 사장 시절 직원의 정치 성향을 분류해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는 ‘블랙리스트’ 의혹과 지인을 특혜 채용하고 친여 인사 및 특정 학회·연구소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에 대해선 “SH 사장 취임 당시 박원순 전 시장이 강력한 개혁과 새로운 공기업 탄생을 주문해 개혁 정책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낀 사람들이 정치인과 언론에 제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식적으로 떳떳하게 증언할 수 있다면 달게 받아들이겠지만 뒤에 숨어서 실명도 밝히지 않은 채 왜곡된 내용을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변 후보자의 큰딸이 아버지가 재직한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이를 특목고 입시에 활용한 ‘아빠 찬스’ 의혹에 대해선 “딸이 (봉사활동 경력을 특목고) 지원서 초안에만 쓰고 실제로는 (학업계획서에) 쓰지도 않았다”며 “(당시 지원한) 고등학교는 떨어졌다.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 후보자가 SH,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재임 시절 강연, 원고, 자문료 등으로 최소 3500만원의 기타소득을 벌고도 이를 축소 신고했다는 추가 의혹도 이날 제기됐다.
국민의힘 정동만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변 후보자 및 배우자의 기타소득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변 후보자의 2014∼2019년 기타소득은 당초 후보자가 신고한 1210만원과 달리 3500만원에 달했다.
정 의원은 “본연의 업무를 등한시하고 잿밥에만 관심을 가진 것으로 후보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각각 전해철 후보자와 권덕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가세했다. 심 의원이 청문회장에서 ‘구의역 김군’ 어머니의 육성 메시지를 틀자 장내에는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김군의 어머니는 육성 파일에서 “제 남은 인생은 숨을 쉬고 있지만 제가 살아가고 있는 삶이 아니다. 그 사고는 우리 아이의 잘못이 아니다”며 오열했다.
심 의원은 “변 후보자가 뒤늦게 사과하려 했지만 역지사지해서 후보자가 김군 가족과 친구라면 용서가 되겠느냐”고 물었고, 변 후보자는 “다시 한 번 고인과 유족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경솔하게 발언한 데 진심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마음의 빚과 죄를 진 만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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